많은 분들이 반도체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ASML이라는 회사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이 회사, 무엇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 이재용 회장이 이 회사에 방문을 하고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앞다투어 언급을 하는 걸까요? 종종 뉴스에 나올 때면 남의 이야기같이 들리지 않아 집중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한 때 ASML 네덜란드에서 근무했던 개발자로서 조그마한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1. ASML 소개
네덜란드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은 세계 최대의 노광장비 제조업체입니다.
리소그래피(lithography)를 통해 실리콘에 패턴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반도체 칩 제조업체에 제공합니다. ASML의 리소그래피 시스템은 EUV(Extreame UltraViolet lithography)을 사용하여 실로콘에 마이크로칩을 구성하는 수십억 개의 작은 구조를 만듭니다. 1984년 네덜란드 소수의 직원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2024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143개의 다른 국적을 가진 4만 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고, 60개 이상의 지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 국적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ASML기업이 있는데 이는 경기도 동탄, 이천, 평택 그리고 충청북도 청주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8대 공정(웨이퍼 제조, 산화공정, 포토공정, 식각공정, 증착과 이온주입 공정, 금속배선 공정, EDS공정, 패키징 공정)이 필요한데 ASML은 그중 핵심 노광 공정을 맡고 있습니다. 노광공정이란 반도체에 그려지는 집적회로를 빛에 반응하는 포토 레지스트 감광액을 도포한 뒤에 특정 주파수의 빛을 쬐어주면 화학반응이 일어나고 감광액이 뿌려진 패턴대로 실리콘 웨이퍼 위에 회로가 그려지는 방식을 이용합니다.
미세공정을 하기 위해서는 EUV라는 장비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ASML은 이 EUV장비를 개발하고 제작하며 반도체 칩을 만드는 회사 (예, 삼성전자, TSMC, 인텔 등)에 판매합니다. EUV 평균판매단가는 1억 7000만 유로가 넘는 초고가 장비이며 공급량도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연간 생산량 50대 내외)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 사이에서 EUV장비를 두고 경쟁률이 치열합니다.
3. EUV (Extreame UltraViolet lithography) 개요
반도체 칩을 생산할 때 웨이퍼(wafer)라는 실리콘 기반의 원판은 감광물질로 코팅이 되고 스캐너 장비를 통과하면 회로를 웨이퍼에 패턴을 새겨 넣기 위해 레이저 광원을 웨이퍼에 투사하는 노광작업(lithography)을 진행합니다.
EUV는 오직 진공에서만 빛이 유지됩니다. 왜냐하면 모든 물질은 EUV를 흡수하기 때문인데요. 초단파로 파장의 길이가 13.5nm로 기존의 불화아르곤(ArF)보다 1/14 미만으로 굉장히 짧고 ArF를 이용하는 것보다 미세화, 집적화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진공인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장비를 사용하다가 오작동을 하는 경우 리커버리 시간이 다른 장비들보다 오래 걸린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4. EUV가 중요한 이유
반도체 칩 제조 분야에선 웨이퍼 위에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 넣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래야지만 트랜지스터와 콘덴서 등 소자들을 지름 300mm의 제한된 웨이퍼 공간에 더 많이 집적하고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미세회로를 만들기 위해서 수차례 노광 공장을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EUV장비를 사용하면 공정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생산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끝으로
엔지니어만 ASML에서 일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ASML에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직원들이 근무를 합니다. 고객지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IT, 물류팀, 소프트웨어 개발 전담 팀등, 모든 팀들은 기술과 업계를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한계를 넘어서서 모두가 함께 성장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ASML은 네덜란드 성장의 든든한 주춧돌 역할을 합니다.